지옥 등장인물 / 몇부작 6부작
드라마 <지옥>이 <오징어 게임>보다 재미있고, 빠르게 1위를 찍었다고 해서 밤 12시에 1편만 봐야지 하고 틀었다가 새벽 5시까지 밤을 새우며 봐버렸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재미가 있는 거지를 생각하며 긴 여운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지옥>에 관한 개인적인 생각을 기록합니다.
1. 극 중 유아인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기면 혼란스러워한다. 그래서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유아인이 심판을 받기 전 형사에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드라마 지옥을 보는 내내 든 생각이 "왜?"입니다. 도대체 왜 갑자기 기이한 존재들이 나타났는지 왜 심판을 받는지 심판을 받는 죄는 무엇인지 등 드라마는 6화가 끝날 때까지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습니다. 정말 이 부분이 머리에 계속 남아서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만듭니다. 드라마가 끝나도 "왜?"라는 질문에 완전한 대답이 아니라 '그저 사고일 뿐이다.'라는 그저 받아들이라는 어설픈 대답만이 메아리칩니다. 정확히 유아인이 말 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긴 것입니다. 유아인은 자신이 죽으면서 자신의 심판을 숨김으로서 사람들에게 "죄인이기 때문에 선고받고, 지옥에 간다"라는 이해할 수 있는 답을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는 해답에 열광해서 새 진리회에 동참합니다.
2. 죄란 무엇인가?
-정말 연상호 감독님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드라마 <지옥>에서는 끊임없이 '죄'에 대해서 말합니다. 어떤 죄를 지었길래 지옥에 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계속 나옵니다.(진짜라기 보다는 그럴듯하게 만들어진 죄). 사람들은 자신은 죄를 짓지 않았다고 말하고, 심지어 자신의 죄를 자신이 짓지 않았다고 증명하기 위해서 다른 이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기도 합니다. 결국 인간은 죄짓지 않고 싶은 마음에 대해서 어떠한 형태로든 그것을 표현합니다. 극 중 마지막 부분에 다가 갈수록 '새 진리'회는 죄라는 것을 자신들의 규율로 바꿔치기합니다. 규율을 따르지 않은 것이 죄가 되는 것이죠. 그러면서도 '원죄'에 대해서 인정하면 기독교와 차이가 없다고 말하며 냉소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여기서 시청자들은 '원죄'란 무엇일까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3. 새진리회 유지 사제.
-극 중 유지 사제는 처음에 신념에 가득 찬 모습을 보여줍니다. 새 진리회의 교육이 아닌 자신의 신념으로 사제가 된 듯한 모습과 말을 하지만 중간 정도에 의장에게 세례(권능)를 부여받고는 자신이 마치 신의 대리인이 된 것처럼 신념이 아닌 목적을 위해서 행동합니다. 결국 마지막에는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하고 노인을 공격해서 체포됩니다. 유지 사제의 모습은 종교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을 대변해준다고 생각됩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신념으로 믿지만 결국에 자신의 신념과 모습은 사라지고 종교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광신도가 되어버리는 모습입니다.
4. 선고와 심판.
-알 수 없는 존재 천사가 나타나서 죽음의 선고를 내리고, 선고 된 시간이 되면 3명의 알 수 없는 괴물이 나타나서 시연(심판)을 합니다. 왜 그런지, 어떤 죄 때문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어떤 지옥에 떨어지는지 알 수 없고, 확인되는 내용은 잔인하게 대상을 공격하고, 강한 빛으로 태워서 불에 탄 시체만 남는다는 것입니다. 알 수 없는 존재와 알 수 없는 행동,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새 진리회로 인해서 이 현상은 죄를 지은 인간을 벌하기 위해서 신이 인간 세상에 개입했다고 알려집니다. 그러나 갓 태어난 아기까지 선고가 내려지면서 죄에 대한 부분은 논리에 맞지 않게 됩니다. 민해진(김현주)이 이끄는 소도 집단에 의해서 일련의 사건은 죄가 원인이 아니라 "원인을 알 수 없는 자연재해"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게 됩니다.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은 자신이 죄를 지을까 봐 , 죄를 지어서 자연재해가 생겼다고 생각하지않습니다. 자연재해는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일이지 인간이 잘 못해서 생긴 일은 아닙니다.
5. 생각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반전
-마지막 PD 부부의 아이가 심판을 받을 때 저는 아이가 심판 받는 모습을 보면서 모든 사람들이 깨달음을 얻는 장면으로 끝이 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부부가 아이를 감싸앉음으로서 부부와 아이 모두가 죽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살아남고 선고를 받지 않은 부부는 죽었습니다. 정말 큰 충격이었습니다. 이렇게 반전을 만듦으로써 시청자는 큰 혼란에 빠지고 여운의 깊이는 더욱 깊어지니까요. 여기서도 "왜?"라는 질문은 반복해서 떠오릅니다. 왜? 아이만 살았지? 아이는 선고를 받고 살아남은 첫 인간인가? 아이는 메시아인가? 끊임없이 혼란스러운 생각이 듭니다. 여운과 왜?라는 질문이 반복될 때 첫 공개 시연의 대상자였던 정자 씨도 몸에 살이 붙으며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옵니다.
정말 심신에 혼란을 주는 대반전이었습니다. 시즌2가 꼭 제작되어서 어서 시청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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